안녕하세요 후닙니다.
올스타전 브레이크를 앞둔 4라운드 마지막 경기는 GS칼텍스와 도로공사 전이었습니다. GS칼텍스와 도로공사는 영원한 맞수라고 할 수 있는 차상현감독과 김종민감독의 팀으로 다른 팀은 몰라도 이 팀과의 경기는 꼭 이기고 싶은 자존심이 달려있는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지난 시즌 전까지만 해도 GS칼텍스가 절대 우위를 보였고, 11연승이라는 대기록도 가지고 있었으나, 지난 시즌 이후 도로공사의 승리가 늘어나면서 이제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박빙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번 시즌에는 3라운드까지 도로공사가 2승 1패로 앞서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3라운드 경기에서도 5세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도로공사가 승리를 한 것이어서 GS칼텍스와 도로공사는 만날 때마다 치열한 혈투를 보여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이번 4라운드 두팀의 경기가 중요한 것은 현재까지 V리그 5위를 달리고 있는 GS칼텍스의 경우 승점 3점을 확보하게 되면 3위 도로공사를 4위로 밀어내고 바로 3위 도약기 가능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지난 페퍼와의 경기를 모마의 부재로 빼앗긴(?) GS칼텍스 입장에서 이번경기는 꼭 승리해야만 하는 경기였습니다.
이번 선발라인업을 보면 GS칼텍스에서 오래간만에 문명화를 투입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주로 오세연(180cm)이 선발 미들블로커로 출전했으나 문명화(189cm)을 투입해서 블로킹을 보강하려는 전략을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문명화는 이날 3개의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한수지 다음으로 많은 블로킹 성공률을 보여주었습니다.
1세트에서 도로공사는 속공과 블로킹, 퀵오픈등이 성공하면서 득점을 만들어낸 반면 GS칼텍스는 손발이 맞지 않는듯한 공격을 보여주며 11대 4까지 7점 차로 리드를 당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시점부터는 상황이 뒤바뀌면서 모마의 강력한 공격이 이어지고 문명화 한수지의 속공과 유서연의 공격이 성공하며 GS의 분위기를 만들어가기 시작합니다. 후반에는 23대 17까지 점수를 벌리며 많은 사람들이 GS가 1세트 승리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날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던 유서연의 서브미스를 시작으로 유서연, 모마, 강소휘의 공격범실이 이어지며 24대 24 듀스 상황까지 몰리게 됩니다. 하지만 마지막 강소휘의 퀵오픈 성공과 캣벨의 퀵오픈 범실이 나오면서 결국 26대 24로 1세트 승리는 GS칼텍스에게 돌아갑니다. 물론 세트는 따냈지만 차상현감독에게는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세트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1세트뿐 아니라 나머지 모든 세트를 듀스 접전으로 만들게 된 이날 경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이날 GS칼텍스의 경우 모마가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습니다. 지난 현대전 부상으로 경기에서 중간에 빠진 이후 7일 만의 출장으로 세터와의 호흡에서도 맞지 않는 부분이 보였으며, 강력한 스파이크보다는 페인트와 연타를 사용한 공격이 자주 보였습니다. 또 강소휘 역시 최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보여주던 최상의 컨디션이 나오지 않아 결정적인 공격에서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서연은 이날 인생경기라고 할 만큼 대단한 활약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공격득점 24점, 공격성공률 41.82%를 기록한 유서연은 점유율 역시 모마 다음으로 많은 30.56%을 가져가며 팀의 득점을 이끌었습니다. 174cm의 단신에도 불구하고 한 박자 빠른 공격으로 블로커들을 피해 호쾌한 공격을 성공시키는 유서연은 이날 경기장을 찾은 홈팬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유서연도 박정아의 활약을 뛰어넘지는 못했습니다. 최근까지 기복 있는 컨디션으로 선발출전을 하지 못하는 경기까지 있었던 도로공사의 주공격수 박정아는 이날 이번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며 말 그대로 클러치박의 진가를 보여주었습니다. 전체적으로 29 득점과 39.34%의 공격성공률도 뛰어났지만, 모든 세트마다 만들어졌던 듀스 상황에서 결정적인 공격으로 세트를 가져오면서 이날 피 말리는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결국 승점 3점을 따내는 가장 큰 기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 입장에서는 숙적 GS칼텍스와의 경기를 승리하고 승점 3점을 가져온 것도 기쁜 일이겠지만, 팀의 주공격수 박정아가 컨디션을 회복하고 최고의 경기력을 보였다는 것이 더 큰 기쁨일 것입니다.
이날 경기에서는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졸이게 했던 순간이 나오기도 했는데, 도로공사가 수비하는 시점에 리베로 임명옥과 전새얀이 부딪치면서 임명옥이 순간 코트에 쓰러져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IBK기업은행 신연경선수의 부상이 생각나는 장면이었습니다. 급히 들것이 들어오고 상황이 악화되려는 순간 다행히 임명옥이 일어나며 사태는 일단락되었지만, 도로공사 입장에서 만약 임명옥이 부상으로 결장하게 될 경우 백업 리베로 자원이 없어 남은 경기를 제대로 끌어가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 김종민 감독입장에선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입니다.
최근 V리그 여자배구 경기 중 가장 치열한 두 팀 간의 경기는 4세트를 모두 듀스 접전으로 만들고, 마지막 세트의 경우 33대 31까지 가는 피 말리는 접전 끝에 도로공사의 승리로 마무리하게 됩니다.
이로써 도로공사는 승점 3점을 챙기며 승점 38점으로 3위 자리를 지키게 되었고 GS칼텍스는 승점 33점으로 5위를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5라운드와 6라운드에서 3위안에는 들어가거나 4위가 되더라도 3위와의 승점차가 3점 내에 있어야 봄배구가 가능한 만큼 후반기 승점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방구석 여자배구 > 나혼자 경기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리보는 챔피언 결정전] 현대건설과 흥국생명 5라운드 예상은? (0) | 2023.02.06 |
---|---|
[V리그 경기분석 2023.2.2] 현대건설과 GS칼텍스 5라운드 (0) | 2023.02.03 |
[2023.1.23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과 GS칼텍스 4라운드 경기] 선두 현대건설에게 승리를 얻어낸 GS칼텍스가 꼴찌 페퍼저축은행에게는 (0) | 2023.01.24 |
[2023.1.20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 현대건설 4라운드] 현대를 이겨본지 600일이 넘은 GS가 칼을 갈았던 설욕전 (0) | 2023.01.21 |
[2023.1.19 여자부 V리그 인삼공사와 페퍼전] 잡힐듯 잡힐듯 잡히지 않는 2승 (0) | 2023.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