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후닙니다.
1월 19일 진행된 V리그 여자부 인삼공사와 페퍼저축은행 전은 승리가 목말라있는 두 팀 간의 대결이었습니다. 인삼공사의 경우 이소영, 박은지, 정호영, 염혜선 등 국가대표급 선수와 리그 득점 1위 엘리자벳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었지만 4연패 중이었고, 리그 순위도 5위에 머물러있는 팀으로 봄배구를 위해서는 승점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고, 페퍼저축은행은 작년 마지막날 감격의 1승 이후 다시 연패가 시작되어 2승을 잡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에게 상황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이한비와 함께 아웃사이드 히터 주 공격수로 활약하던 박은서가 부상으로 선발에서 제외되었고, 대신 박경현이 선발로 출전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박경현이 리시브에 약점이 있다 보니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반면 홈팀 인삼공사는 최근 부상에서 회복된 노란이 선발 리베로 포지션에 출전하며 수비의 안정감을 더해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박은서의 경우 빠른 공격뿐만 아니라 모든 팀을 긴장하게 만드는 강력한 서브가 있어 상대팀의 리시브라인을 흔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박은서의 결장은 페퍼입장에서는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역시 세트 중반까지는 대등한 경기력을 보이며 16대 16으로 팽팽하게 포인트를 만들어가는 페퍼였지만, 이소영의 공격과 블로킹이 성공하며 후반 점수를 내주면서 25대 20으로 첫 세트를 내주게 됩니다.
2세트 초반에는 페퍼저축은행의 공격이 주효한 반면 오히려 인삼공사의 공격은 범실이 나오게 됩니다. 페퍼의 니아리드와 이한비, 박경현의 공격이 성공하는 반면, 인삼의 엘리자벳의 오픈 공격에서 범실이 나오면서 20대 15까지 5 점차의 리드를 유지하며 무난하게 세트를 따올 것을 기대했으나, 끈질긴 인삼공사의 추격으로 결국 듀스 접전까지 하게 됩니다. 중간에 인삼공사는 미들블로커인 한송이를 깜짝 아웃사이드 히터로 기용해서 점수를 따내며 듀스까지 따라잡을 수 있었습니다. 선수 입장에선 당황스러운 기용일 수 있겠지만, 관중입장에서는 볼거리가 있어 흥미로운 광경이었습니다. 듀스 접전에서 페퍼의 끈질긴 수비와 이한비, 니아리드의 공격으로 결국 2세트를 28대 26으로 승리할 수 있게 됩니다. 경기의 분위기를 페퍼로 가져오는 순간이었습니다.
페퍼 입장에서는 3세트에도 2세트 듀스접전 승리의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경기를 리드해갈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상대의 미들블로커 정호영을 이용한 공격에 대한 수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경기의 분위기를 인삼공사에게 넘겨주게 되고, 범실까지 이어지며 3세트와 4세트를 25대 18, 25대 13으로 허무하게 내주게 됩니다.
이번 경기에서 인삼공사는 미들블로커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며 어려운 상황에서 쉽게 점수를 만들고 상대의 범실을 유도할 수 있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높이가 있는 미들 블로커진을 이용한 블로킹은 물론이고, 190cm의 정호영은 17점의 득점과 57.14%의 공격성공률로 승리의 핵심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물론 실력과 경험을 본다면 인삼공사가 페퍼보다 한 수 위일 수 있겠지만, 2세트 접전승리의 패기로 밀어붙일 수 있었다면 승리도 노려볼만한 경기였을 겁니다. 하지만 한번 분위기를 놓쳤을 때 이 분위기를 다시 반전시킬만한 힘이 아직은 페퍼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까움입니다.
상위팀들의 경우 한 두 번 경기의 분위기를 놓치고, 상대에게 리드를 당하는 순간에도 이 분위기를 다시 가져오고, 역전을 통해 승리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노련한 베테랑 선수가 팀을 끌어주는 게 필요한데 아직 페퍼에는 그런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어려움으로 보입니다. 물론 오지영이나 이고은 같은 선수들이 그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해 보입니다. 아무래도 공격수 중에 그런 선수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김연경이 꼭 필요해 보이나 봅니다 ^^)
이번 승리로 4연패를 끊을 수 있게 되었고, 페퍼저축은행은 2승의 염원을 다음 경기로 미뤄야만 했습니다. 승점 3점을 획득한 인삼공사는 승점 29점으로 4위 GS칼텍스와는 2점, 3위 도로공사와는 3점 차이가 되었습니다. 이번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3위안에 들어가거나, 4위가 되더라도 3위와 승점 3점차이 이내가 되어야 하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분발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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